전병일 의원 “대합실, 매표소 등 재정지원 불가피”

서필언 위원장 “고층건물 투자하며 펀딩유치 이해 안 돼”

이수구 과장 “틈새항로 여건변화, KTX개통 대비해야
 

조영섭 위원 “남망산공원 아니면 민간투자 대환영”

박한동씨 “아무리 민자라도 그 자리는 안 된다”

박재명 부이사장 “통영항로 대찬성, 사천-제주가 걱정”

‘통영-제주페리·남망산타워, 헛꿈인가? 현실인가?’ 전문가토론회가 지난 17일 오후 본지 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는 전병일 시의원, 서필언 경남미래2040포럼 공동위원장, 조영섭 본지지면평가위원, 박재명 통영YMCA부이사장, 박한동 용남면 주민, 이수구 해양개발과장 등 모두 6명이 참석했다. 통영시가 의뢰한 용역이 10월말에야 종료함에 따라 논란거리가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토론회에 참석해 세세하게 해명하고, 설명해 준 이수구 해양개발과장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이날 토론회 주요 발언내용을 지면에 싣는다.

 

■ 통영-제주 항로재개설

이수구 과장 : 과거 몇몇 선사가 통영-제주 항로를 운행하다 채산성 악화, 선적 부족으로 중단됐다. 통영은 2002년~2004년 만다린호가 운행됐으나, 경기침체로 운항이 중단됐다. 하지만 이후 통영의 여건이 크게 변했다. 케이블카, 루지시설, 스탠포드호텔 등 인프라기 조성됐고, 다목적부두도 완성됐다. 2028년 KTX개통되면 사람·화물 증가가 기대된다.

제주항로는 전라도 방면으로 편중됨에 따라 통영항로 개설 필요성 높아져 통영시가 1900만 원 들여 타당성 용역 의뢰했다. 막연한 주장보다 전문기관의 객관적 근거자료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10월말에 최종용역결과보고서 나오는데, 현재까지는 사업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도출되고 있다.

사천도 제주항로 추진 중으로 12월까지 사업자선정 공고될 것으로 본다. 하지만 사천여객터미널은 고속도로에서 24Km로 35분이 걸리는데, 통영은 4Km로 9분 정도 거리다. 지리적으로 유리한 조건이다. 따라서 비용 및 시간절감 효과가 큰 것으로 분석됐다. 향후 통영시가 항로개설 건의를 하고 항로고시, 사업자신청 공고되면, 선정된 여객선사가 취항하게 된다.

 

전병일 의원 : 좋은 사업을 하면서도 시의회에 통보도 하지 않은 것은 아쉽다. 같이 고민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우려스러운 점이 있다. 통영시는 경제성이 있고 민간사업자 취항이 가능하다고 판단하는데, 제주 항로는 다르게 봐야 한다. 특히 수익성이 있다는 시민공감대를 형성하려면 현재 운항 중인 부산·여수·완도·목포-제주항로의 여객, 물류 자료가 제시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이런 자료를 바탕으로 통영-제주항로의 예상 여객이나 예상 물동량을 제시해야 사업성 판단이 가능하다. 여객선사의 현황만 넣는 것에 그쳐 아쉽다.

제주관광객을 통영으로 데려 오는 것이 목적이라면 현재의 항로재개와는 맞지 않는 것 같다. 사천과 비교해도 사천의 입지적 조건이 더 낫다. 통영은 어정쩡한 중간쯤이지만 사천은 확실한 서부경남으로, 인구 25만 진주에서 10분 거리, 남해와 하동과 지근거리. 조금 넓게 보면 함양, 산청, 거창도 같은 권역이다. 통영수산물은 마산을 거쳐서 올라가지만, 사천 수산물은 진주를 거쳐서 거창, 함양으로 올라간다. 사천의 지리적 조건이 훨씬 좋다. 통영은 배후도시가 없다. 거제는 부산권이고, 고성은 인구가 5만이다. 사천과 비교 우위라는 말 납득 어렵다. 선사가 다 부담하고 통영시는 재정부담 없이 행정지원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기에는 조심스럽다.

 

서필언 위원장 : 용역을 일반 관광분야만 한 것인지, 시민 및 통영시가 부담하는 부분 없는지 궁금하다. 공해유발사업도 아닌데, 그런 부담 없다면 거절할 이유 없다. 수도권 관광객 대상으로 통영 경유 제주도 관광 상품도 가능하고, 제주도 관광객의 통영유입도 기대되기 때문에 반대할 이유 없다. 다만 무슨 목적으로 한 용역인지 알 수가 없어 아쉽다.

제주도 부지사와 통화를 했는데 제주항 선박입항이 포화상태여서 항을 2배로 늘릴 예정이라고 한다. 이는 제주도 관광객 규모가 훨씬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물류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한다. 제주도는 상품을 수입해야 한다. 통영을 제주도 물류사업기지로 하는 것도 괜찮다. 그러면 민간사업자의 수익성 제고에도 도움이 된다.

 

이수구 과장 : 항로개설에 대한 여론조사는 안했다. 민간단체인 통발협에서 의견을 제시했기 때문에 시작했다. 전라도와 부산 출발 항로만 있는데 중간지점 통영에 항로가 있으면 진주·거제·창원 등 주민들이 제주도로 갈 경우 비용·시간 등을 절약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제주생수, 제주수산물 물류가 전라도에 편중됐는데, 통영 항로 개설되면 경남·경북 및 대구지역으로 물류가 분산될 것도 기대한다. 희망선사가 있는 것으로는 알고 있다.

 

조영섭 위원 : 통영시가 재정적으로 부담하는 부분이 없고, 다목적부두 공간이 충분히 확보 된다면, 채산성은 사업자가 감당할 부분이고, 통영시가 우려할 부분은 크게 없을 것 같다. 다만 장점보다는 단점을 먼저 짚어서 대처해야 할 것이다.

 

이수구 과장 : 길이 150m, 폭 50m 다목적부두는 당초 크루즈선 정박 계획으로 2만 톤까지는 접안한다. 수심이 간조 시 8~9m정도로 제주항의 6~7m보다 유리하다. 목포나 완도의 경우 상당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박재명 부이사장 : 기본적으로는 찬성입장이지만, 통영시 인구 13만, 고성인구 5만으로 전체 20만도 안 된다. 제주와 통영으로 오가는 농수산물 물류는 기대할 만하다. 삼천포와 남해를 자주 다니는데, 사천IC로 남해를 가면 너무 지루해서, 일부러 상리고개를 넘어간다. 지리적으로는 통영이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거제 태생인데 거제권도 흡수할 수 있을 것이다. 사천에서도 항로개설을 추진하는 점은 우려스럽다. 만일 민간해운사가 들어오면 시민들이 협조해서 잘 되도록 해 줘야 한다. 여객선 사업자가 알아서 하겠지 방관하는 것은 너무 무책임한 일이다.

 

전병일 의원 : 행정절차 외에 통영시가 져야 할 재정부담도 있다. 여객선 접안장소 다목적부두는 1급 국가중요 항만시설이다. 여객선 승객과 공간을 분리해야 하는데, 그 시설비는 통영시가 부담해야 할 것이다. 대합실, 매표소, 상수도 등 기본적인 시설도 마찬가지다. 민간사업자의 경영실태도 그냥 믿지 말고 별도로 통영시가 조사해서 지속가능한 회사인지 챙겨봐야 한다.

 

서필언 위원장 : 전적으로 동의한다. 중요한 사안이다. 지자체가 기업을 유치할 땐 법적하자만 없으면 인센티브를 줄 수밖에 없다. 그래야 좋은 업체를 유치할 수 있다. 예상치 못했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특히 글로벌 관광통영을 목표로 지향한다면 선제적으로 행동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수구 과장 : 중요한 지적이다. 상수도, 주차장 등 문제는 검토할 부분이다. 다만 여객선터미널에 414대, 한산대첩광장에 165대 주차장이 마련돼 있다. 충분하다고 보지만 대비하겠다. 대합실은 민간사업자 몫이다. 전기연결·상하수 시설지원은 검토할 일들이다.

 

서필언 위원장 : 통영은 주차장이 굉장히 부족한데 만일 통영-제주 항로가 취항한다면 해상주차장을 만들 것을 고려해 보기 바란다. 폐유람선 등 선고가 적절한 것을 활용해 타워주차장 만들 듯이 하면 좋을 것이다.

 

박한동씨 : 다들 좋은 말씀 다 하신 것 같아서 할 말이 없다. 운행을 시작했을 때 선사가 손해를 보지 않고 운항이 지속되도록 야무지게 검토를 해야 한다. 12년 전 서울에서 통영으로 이사 왔다. 서울사람들은 통영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바다와 섬을 배를 타고 지나가며 구경하는 모습이다. 기상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4000톤급 이상 선박으로 연안크루즈를 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도 줄곧 했다.

 

■ 남망산 타워뷰

전병일 의원 : 타워뷰 회사 관계자가 의회를 방문해 간담회를 가지면서 사업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했었다. 그 회사 사장이 정해주 명예회장, 조평규 회장의 명함을 가져왔었다. 조평규 회장에 대해서는 시의원 중 강혜원 의장만이 약간 알고 있는 정도였다.

의원들 대다수가 110m의 목조타워가 가능한지, 통영의 바람과 염분을 고려한 것인지 의문을 가졌다. 통영시가 향토기업이라고 소개해서 ‘몇 개월 됐다고 향토기업이냐’며 정정하기도 했다. 더구나 펀드를 조성해서 한다는 점이 의구심이 들어 지켜보자는 쪽으로 정리됐다. 회사는 이 시설을 20년 사용 후 기부채납 하겠다고 했다.

 

박재명 부이사장 : 시민문화회관 행사 때도 주차에 고심인데 어떻게 해결하려는 것인지 궁금하다. 자기자본을 전부 가져와서 한다면 몰라도 펀드 조성이라면 더 납득이 안 된다. 남망산의 면적을 봐서도 그렇고 주차장 문제에 있어서도 그렇고 차라리 산양면 달아공원이나 그 인근 찜질방 있던 곳에 세우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싶다. 그쪽이라면 주차장 문제도 해소될 것이다. 남망산에 한다면 주변이 엉망이 될 것이다.

 

전병일 의원 : 시민들은 남망산을 이순신장군의 동상이 있는 호국의 성지라고 생각한다. 이런 정체성을 고려해야 한다. 남망산공원에 벌써 문화회관도 있고, 미디어파크 사업을 진행하지만 타워뷰같은 위락시설이 들어서는 것에 대해서 시민들은 아마 부정적일 것이다.

수법이라는 표현이 적절하지 않을지는 몰라도, 우리가 흔히 저명한 사람과의 인맥을 과시하면서 접근하듯이 정해주 전 장관, 조평규 회장 명함을 내놓면서 마치 인맥을 앞세우듯 하니까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서필언 위원장 : 목재로 짓는다는데 이게 통영과 특별한 관계가 있는 것도 아니다. 정해주 전 장관이야 잘 알지만 그분 아들은 잘 모른다. 조평규씨가 자본을 끌고 오는 모양인데 그는 통영 출신으로 일찍이 중국에 진출해서 중국 사람들과 사업을 벌여 크게 성공했다. 성공한 한국인으로 방송을 타면서 재경 향인 사이에 꽤 알려진 인물이다. 우리나라 사업아이템을 중국에 접목하는 방식을 택하고, 중국아이템을 우리나라로 가져오는 경우는 없는 것으로 기억한다. 아마 통영이 고향이다 보니 구상한 사업인 것 같다. 아마도 케이블카가 봉평동에 있으니까 남망산과 연계해서 집라인을 구상하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 신아조선 도시재생지구로 연결을 시도하는 것 같다.

 

박한동씨 : 아무리 민자 유치라고 해도 그 자리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서필언 위원장 : 사실 이런 아이템이 필요하다는 생각에는 공감한다. 민자 유치하겠다는데 반대이유는 없다. 하지만 사업이 잘 될 것을 기대한다면 엄청나게 사람이 모이게 되는 것인데, 강구안·동피랑 주차문제도 해결 못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한다는 말인가? 이곳은 공간이 좁다.

더구나 통영이 가지고 있는 유일한 도심공원인데 만일 타워뷰가 들어서면 공원으로서의 기능은 완전히 없어지게 된다. 시민여론을 들어봐야 한다. 민자 유치할 경우 시민여론 청취가 의무사항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그러면 안 된다. 남망산 공원의 의미를 전부 잃어버리는 경우가 되니까 시민의견을 구해봐야 한다.

또 시장의 치적문제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사업이 진행되다가 중단되면 안 되기 때문에 프로젝트를 통영시가 원하는 방향으로 끌어줄 수 있는 자본역량이 있는 기업체가 해야 했다. 펀딩을 통해서 한다는 것은 웃기는 일이다. 내 상식으로 110m 건물을 세우는데 150~200억 원은 터무니없어 보인다. 사람의 기대치는 점점 높아지기 때문에 최신건물은 더욱 최신시설 구비해야 한다. 주변 건축전문가들에게 물었더니 대부분이 이상한 제안이라고 의구심을 갖더라. 새로운 위락시설 같은데 도심보다는 다른 곳에 만들었으면 한다.

 

김숙중 기자 : 사업자에게 토론회 참석을 요청했지만 10월 의회 간담회가 예정돼 있어서 사양했다는 점 알려 드린다. 제가 취재한 바에 따라 사업자 입장에서 사업을 조금 설명 드리겠다. 현재 남망산공원 열무정 자리에 글루램이라는 특수공학목재를 이용해 외장을 한 철골타워를 8개월 만에 완공할 계획이다. 45도 각도의 집라인, 타워전망대, 레스토랑, 스카이박스, 번지 점프장. 투명엘리베이터, 하강슬라이드 등 아이템을 준비하고 있으며, 주차 문제 해결을 위해 4억5000만원을 들여 셔틀버스를 운영하고, 주차장에서 전망대까지 5억 원을 투입해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할 계획이다. 초속 38m의 강풍 견딘다고 설명했다.

 

전병일 의원 : 총사업비 200억이라면 통영에 웬만큼 돈 좀 있다는 사람이라면 자기자본만으로도 하려고 할 만한 사업인데 펀딩이라니 우스꽝스럽다.

 

박한동씨 : 8개월 정도 만에 만들 수 있다니 건물이 아니라 타워정도인 것 같다.

 

조영섭 위원 : 그런 방식 공사라면 오래 걸리지 않는다. 사업자가 투자한다고 하면 망해도 자기들이 망할 테니까 한다면 해보라고 하면 될 것 같다. 다만 남망산공원만 아니면 된다.

 

서필언 위원장 : 자선사업 하는 것 아니라면 당연히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통영시가 급하게 판단할 일 아니다. 신중하게 미래를 생각해서 사업하는 것이 정상이다. 알 수도 없는 업체가 갑자기 와서 제안한 사업에 통영시가 장단을 맞춘다는 것은 우습다. 이 사업이 통영시민들이 오랫동안 원하던 숙원사업도 아니지 않은가? 통영시민들의 공감대를 얻어야 성공으로 갈 수 있다. 이런 식의 접근 자체에 대해 부정적이다. 김숙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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