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원장 "의사 초빙하고 병원 정상화 할 것" 장담
위기초래·신뢰 잃은 당사자 있는 한 '불가' 비판도

통영중앙병원이 재개원 한 지 1년도 채 되기 전에 경영위기를 맞으며 법원에 회생신청을 했지만, 법원이 회생절차 폐지결정을 하면서 파산 위기를 맞고 있다. 병원장의 단순한 경영무능 때문인가 아니면 알 수 없는 내막에 가려진 도덕적 해이의 필연적 결과인지는 몰라도 이로 인해 애꿎은 시민들만 피해를 입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현재의 경영진은 정상화를 장담하지만, 애당초 독자생존을 할 수 없어 법원에 회생을 신청했던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허언이 될 공산이 크다는 지적이다. 그 과정에 급여는 3~4개월씩 미지급 되며 직원들의 사기는 떨어질 대로 떨어졌고, 병원은 시민들의 신뢰를 잃을 대로 잃었으며, 시민들의 정당한 의료권은 박탈당할 만큼 박탈당했다.

창원지방법원 제3회생단독부는 지난 19일 채무자인 통영중앙병원 A병원장이 지난 3월에 신청한 병원 회생절차를 폐지한다고 결정 공고했다. 이에 따라 45명이나 되는 병원 채권자들이 채권을 행사할 경우 병원은 파산에 들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물론 채무자인 A원장과 병원 측이 채권자들을 납득시킬만한 병원생존계획을 내놓을 경우 이야기가 달라질 수도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알려진 채권 총액은 250억 원이나 된다.

통영중앙병원이 전신인 e-좋은병원을 인수한 지난해 5월 당시에는 200개가 넘는 병상에 응급실, 분만실, 산후조리원, 물리치료실까지 갖춘 준 종합병원 급이었다. 장례식장까지 있었던 통영중앙병원의 매출도 상당해서 적게는 월14억 원에서 최고 월22억 원까지 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지금은 산부인과 진료는 하지만 분만실과 산후조리원을 운용하지 않고, 내과·일반외과·치과도 하지 않으며, 방사선 전문의가 없어서 병원의 주요 수입원이라 할 MRI장비는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 올해 들어 매출도 급감해 1월에는 7억, 2월에는 3억 정도였다고 한다. 최근 부임한 중앙병원 B행정원장은 “최근 월 매출이 5억 원 정도로 인건비 지급하는 데 무리가 없다”고 말했지만, 한 정통한 소식통은 월 3억 정도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최근 부임했던 내과전문의가 얼마 지나지 않아 병원을 떠난 이유에 대해 B행정원장은 “병원에 대해 불만을 가진 사람의 악담을 믿으면 안 된다”는 취지로 해명했지만, 소식통은 현 A병원장이 병원회생의 법정관리인이 된 것에 반발해서라고 설명했다. 즉 병원을 이 지경으로 몰아넣은 당사자로 이미 의료계와 시민의 신뢰마저 잃은 사람이 다시 법정관리자로 경영을 맡는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어서였다는 것이다. 이것이 법원의 회생절차 폐지결정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소식통은 추측했다.

같은 맥락에서 B행정원장의 답변도 그 신뢰성에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이 행정원장은 “의사들을 모셔 와서 진료를 재개하고 병원정상화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지만, 법원마저 회생폐지 결정한 병원과 해당 경영진을 신뢰할 의사는 없을 것이란 지적이 더 설득력 있어 보인다.

독자생존이 불가능해서 법원에 맡겼는데 그 법원마저 포기한 상황에서 독자생존이 가능할 것이냐는 의문은 자연스레 나올 수밖에 없다. 더구나 의사를 초빙하려면 자금이 있어야 하는데, 신뢰를 잃은 A병원장에게 투자할 투자자가 없다는 말이다. 회생신청 후 투자자가 나타나지 않는 사실 이를 반증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중앙병원 경영진은 간호사 등 직원들 급여는 3~4개월 미지급하면서도 새로 부임한 의사들 급여는 지급했다. 사실이 아니기를 바라지만, 월급으로 500만 원 넘게 받아간다는 B행정원장은 병원정상화에 큰 관심이 없다는 얘기까지 나돈다. 병원이 정상화되면 A병원장과 마찬가지로 의료업계의 신뢰를 잃은 자신이 설 자리가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만일 사실이라면 이는 심각한 도덕적 해이다.

이제 관리감독 행정기관이 나서야 한다. 안 그래도 의료서비스의 질이 낮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은 통영에서, 시민들이 온전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 감독관청이 해야 할 일이다. 목숨을 담보로 하는 의료가 신뢰를 상실하면 공동체에 치명적인 요소가 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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