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경 통영시의원

장애인 당사자가 아닌 이상 장애인의 입장이라는 말은 정확하지 않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쉽게 사용하는 여러 시설에 전혀 불편함이 없기에 많은 편의시설을 무심코 지나쳐 왔고, 공공시설에는 장애인 편의시설이 설치되지만, 의무시설이 아닌 민간의 소규모 시설은 90%이상이 장애인을 편의시설이 되어있지 않다. 장애인의 입장에서 본다면 일상에서 누려야 할 여러 시설들이 접근성이 낮아, 느끼는 불편함은 심각한 수준이다.

이순신 공원 주차장의 잔디블록은 보기엔 좋지만 지팡이나 실버카 사용에는 불편하기 짝이 없고, 특히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에게는 최악이다. 10분 거리를 30분 넘게 걸려야 한다. 570여개의 눈부시게 아름다운 통영의 섬에 가기 위한 여객선을 불편하고, 도착했다 해도 교통수단이 없어서 섬 입구 근처만 맴도는 것이 고작이다. 다양한 지자체 관광행사에 수어통역이라는 기본적인 사항도 되어있지 않다. 뷰 좋고 맛있다고 소문난 음식점보다는 장애인 편의시설이 된 음식점을 찾게 되고, 찾는다고 해도 20명 이상 들어 갈 수 있는 곳은 흔치 않다. 장애인용 안내 책자, 앱, 홈페이지 등 정보제공도 되고 있지 않다.

저상버스 보급도 시급하고, 보급에 앞서 정류장 시설개선이 우선돼야지만, 버스정류장은 휠체어 접근 불가능 한 곳이 대부분이다. 장애인 유형별 버스정보 안내기, 점자 블록, 버스정보 관련 안내표지판 등 대부분이 미비하다. 장애인 대부분은 대중교통에 대한 불편함을 겪고 있다.

장애인 건강권 및 의료시설의 접근성 마찬가지다. 휠체어를 타는 지체장애인 임산부가 출산을 위해 다양한 검진과 진단을 받을 수 있는 곳이 과연 있는가! 장애인 임산부가 안전하고 편하게 검진을 받을 수 있는 보조 인력과 시설, 장비를 갖춘 장애인 친화병원을 가려면 어디로 가야하는지! 장애 유형별 임신, 통영에도 출산 과정의 편의 도모를 위한 여성장애인 친화적 산부인과, 산후조리원등 모든 것을 구비 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필요한 부분에 대한 장비는 준비되어야 될 것이다.

우리는 장애인을 사회적인 약자가 아닌 다양한 재능을 가진 사람으로 바라보며 지원을 하고 있는가! 장애인도 문화예술의 주체로 자신의 욕구, 감정과 생각을 표현하고, 자기의 재능을 발견하여 발전시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회복할 기회가 필요하다. 장애인에게 문화예술은 또 다른 언어가 되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소통하는 창구가 될 것이다. 그러나 장애인들의 문화예술 활동을 향유하기에는 공간 및 예산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통영에도 장애인들의 창작 작업실과 장애인 유형별에 맞게 지도할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하고, 장애인 예술 활동을 위한 정책이 수반돼야 할 것이다. 미술·음악·문학·연극 등 다양한 활동으로 장애인들도 자기의 재능을 발견하여 꽃을 피울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 지길 바란다.

키워드

#N
저작권자 © 한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