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산대첩축제가 올해 58돌을 맞는다. 보릿고개를 갓 넘긴 시절 선조들의 얼을 잇는다고 시작한 축제가 이제 환갑을 두어해 남기도 있다. 그 간의 축제를 뒤돌아보면 처음에 봄에 하던 축제를 3회째부터 가을로 옮겼다가 2000년 39회 축제부터 지금처럼 실제 한산대첩이 있었던 시기로 바꿨다. 2005년 한산대첩재현행사를 처음 시작한 것은 당시로는 획기적인 변화였다.

하지만 이제 세상 변화의 속도는 인간의 생각이 따라잡지 못할 정도다. 시류에 따라 변하지 말아야할 것이 있는 반면, 반드시 변해야 하는 것도 있다. 이순신 정신과 충무공의 유산을 계승해야 함은 당연한 것이고, 그 위에 한발 더 나아가야 하는 것도 있다. 한산대첩축제의 패러다임을 바꿀 때가 됐다.

개최시기변경의 문제는 지금 논의대상이 되면 안 된다. 축제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방법들을 시도해 본 뒤 논의해도 늦지 않다. 최후의 선택지로 남겨둬야 한다. 섣불리 시기를 바꿨다가 관광객의 외면을 받으면 그때는 물러설 곳조차 없다. 또 지역주민 불편 때문에 변경한다면 전국적인 웃음거리밖에 안 된다. 여름철에 맞게 ‘왜군좀비를 잡아라’, ‘이순신 워터파크’ 등을 활용해야 한다. 물축제로 발전시키는 것도 바람직할 것이다.

한산대첩재현행사는 킬러콘텐츠라 할 수 있다. 최근 2년간 선보인 ‘공중한산해전’은 상당히 인기를 끌었다. 이젠 더 업그레이드된 킬러콘텐츠를 찾아야 한다. 진열식 축제프로그램도 개수는 줄이고, 품질은 높여야 한다. 관광객에게 강요하기보다는 자발적 축제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축제기간에는 인근 상가와 주민들이 다양한 조선수군 의상(모자, 머리띠 등)을 입게 해 축제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주민들의 참여의식을 높일 필요가 있다. 한산대첩 축제 즐기는 영상 경진대회로 젊은 층의 관심을 끌 필요도 있다. UNESCO 음악창의도시답게 한산대첩축제에 음악을 접목하는 것도 좋은 변화가 될 것이다. 축제의 와중에 음악과 함께 휴식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면 좋을 것이다. 한정된 축제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아이디어를 전국에서 공모하는 것도 좋다. 킬러콘텐츠를 얻는 기회도 되고, 전국적인 홍보효과도 거둘 수 있게 된다.

한산대첩축제가 ‘놀자판’이 되는 것을 원하지는 않을 것이지만, 거액의 예산을 투입한 축제를 통해 통영시 홍보효과도 누리고, 관광객 방문으로 지역경기 활성화도 시키려면 현재에 안주하면 안 될 것이라는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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